세계들에 관한 이야기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요 17:21).

김상배 한남대
전공 분야는 수학(수치 해석, 과학적 계산)이며 연세대학교 수학과 졸업 후 미국 Purdue University 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1993). 현재 한남대학교 수학과 정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단법인 나눔과기술 공동대표이자 한국전산응용수학회 이사로 있다.

수학 세계 속 추상적인 공간들에 매력을 느끼다
어려서부터 만들기, 과학적 원리 등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모험 소설과 공상 소설을 좋아해 수많은 상상의 세계로의 여행과 탐험을 즐겨 했던 것 같다. 지리와 역사에서도 상상의 세계가 가득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서 교회에 다니면서 이스라엘의 역사와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듣게 되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어둡고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왜 십자가 처형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어려서는 성경에 복음의 기쁜 소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주로 이스라엘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많이 배웠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학교에서 배운 진화론도 머릿속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어린 나이라서 창조와 진화에 대하여 비평이나 갈등이 생기지는 않았고 그냥 공존하고 있었다.

자연과학에 대한 나의 관심은 매우 높았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정류기와 라디오를 제작하면서 전자공학에 관심이 커졌고, 새로 생긴 과학관의 천체 투영관을 방문하면서 천문학에 심취했다. 용돈을 모아 천체 관측용 쌍안경을 사기도 하고, 천체 관측용 반사망원경을 직접 만들어 볼까 궁리하기도 했다. 모든 과학 과목을 좋아했지만, 그중에서도 물리를 가장 좋아했는데, 물질의 궁극적 요소를 찾는 소립자론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대학 전공의 방향이 물리학으로 정해졌다.

대학에서 만난 네비게이토선교회 사람들은 매우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모임에서 1년쯤 보냈지만, 자연과학으로 가득 찬 머리에 신앙적 변화가 나타나지는 못했다. 물리학을 잘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된다는 수학과 교수님의 권유로 수학이 다소 약한 편인 나는 2학년 때 물리학 대신 수학을 선택했다. 집합론과 선형대수를 배우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수학의 재미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딱딱하게만 보였던 수학의 세계에 수많은 추상적인 공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학년 어느 날, 누나의 소개로 대학부로 유명한 내수동교회로 나가게 되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의 네비게이토선교회보다 훨씬 다채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진정한 변화를 겪지는 못했다. 나의 상태를 불가지론자로 진단하고 몇 달 동안 교회에 나가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외워 왔던 성경 말씀들이 나를 딴 길로 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쳤고, 그즈음에 알게 된 창조과학회의 여러 글이 자연과학에 고착된 나의 사고에 얼마간 변화의 틈을 주었던 것 같다. 소위 과학주의에 빠져 있었던 나는 과학에도 인간의 사상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과 궁극적 진리를 향하여 과학이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무지몽매했던 인간이 어떻게 그런 과학적 지식을 얻게 되어 이처럼 눈부신 현대 문명을 이루었는지 신기한 일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아직도 이 세상에 대하여 인간이 모르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마음 깊이 느끼게 되었다.

서른 살이 가까운 어느 날, 나에게 드디어 신앙적 매듭이 지어졌다. 불가지론적 입장에서 신앙의 세계로 다리를 건넜다. 지식의 기반이 아닌 믿음과 의지적 결론으로, 나는 신앙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물질이라고 부르는 알갱이들은 아래로 내려가면서 계속 쪼개지지만, 어느 한계 이하로는 인간의 기술의 부족함이나 불확정성의 원리 같은 원천적인 이유로 실험적 관측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이하는 수학적 논리와 계산으로만 인식되는 추상적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물리 세계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빛, 즉 전자기파인데 이것의 정체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다. 빛뿐만 아니라 사실 모든 물질 알갱이가 진동이요, 파동이요, 확률적 존재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궁극적 진리는 아닐 것이며, 지금도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거리와 시간이 우주의 기본이 아니며 빛의 속도가 기본이라는 상식적인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현대 물리학은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파고들어 갈수록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인 것 같다.

수학의 세계는 현실 세계를 묘사하고 설명해 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그 본성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서 어떤 의미에서 물리 세계와 다른 별개의 세계인 것 같다. 다만 예술에 있는 추상성과는 달리, 너무 명확하고 객관적 실체로서의 추상 세계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오감으로 감지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신앙을 갖기 어려운 이유다. 내가 경험한 수학의 세계도 눈에 보이지 않고, 오감으로 감지할 수 없지만, 너무 명확하고 객관적이라 부인할 수 없는 세계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거기 가 보면 똑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자연과학들은 끊임없이 그 이론을 바꾸어 변화하며 나가지만, 수학의 개념과 공간의 세계들은 발견된 이후로 변하는 것이 없다.

전체가 하나인 '하나'님 발견
나는 세상에 있는 모든 사물이 홀로 존재하지 못함을 관찰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어떤 것들의 일부이고, 또 자기도 자기를 이루는 하부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신기한 것은 생명체인 것 같다. 생명체는 그 전체적 구조에서 자기의 영역을 선언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를 다른 것들과 구별하려고 한다. 이기적인 면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체가 끊임없이 주위 환경과 물질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점을 생각하면 이기적인 면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 것 같다. 세상 모두가 하나로 묶인 것이 맞는 것 같다. 여기에서 나는 전체가 하나인 '하나'님을 발견한다. 생명체가 독립을 선언하려는 생각은 자기를 만드신 창조주를 거역하는 일인 것이다. 자기를 전체인 세계 안에서 부분으로 인식하고, 전체인 '하나님을 의식하는 것이 진정한 접근이지 않을까?

'하나'에 '님'을 붙이는 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아버님, 어머님 같은 수많은 '님'들에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님은 이성적 법칙이 아니고, 법칙을 넘어서 '님'이라는 인격적 요소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이 틀림없다. 창조자가 '님'이 아니면 아버님 어머님 같은 '님'들은 '님'이 아닌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 11:36 상).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많은 생명체 중에서 더욱더 신기한 것은 세계를 인식하는 통로인 나 자신의 존재다. 나의 육체는 분명 살과 뼈로 된 물체이고, 태어난 때가 있었으며,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를 이루는 수소와 산소 등 대부분은 공중에 날아갈 것이고 나머지 무기질은 작은 항아리에 담길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 자리에서 나의 눈과 영혼을 통하여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무한을 공부하며 무한하신 하나님을 묵상하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영혼이 영원하다고 한다. 영원하다는 것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수많은 이야기가 시간 속에서 전개됨을 보아 왔다. 심지어 하나님의 이야기도 시 간 속에서 묘사된다. '계획하다', '후회하다' 등의 표현들은 시간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이 주장하는 상대론적 관점에서 보아도 시간은 공간과 독립적으로 한없이 흐르는 것이 아니다. 시간 은 공간 안에서 입자들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영원부터 영원까지 변화의 전체를 다 담은 그릇의 밖에서는 더 이상의 변화는 없다. 하나님은 전체를 담은 그릇이므로 변화하지 않으시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세상을 이해하는 데 수학이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차원과 무한의 개념이 있다. 수학에서 해석학이란 분야는 오랜 역사가 있는 기하학이나 대수학과 달리 불과 400여 년 전에야 등장했는데, 해석학은 무한을 다루는 수학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해석학 이전에는 무한은 신의 경지라고 다루지 않았다고 한다.

무한 차원의 수학적 공간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름의 굳건한 구조와 법칙을 갖고 있다. 무한에는 제일 작은 가산무한이 있고, 그보다 더 큰 무한도 있는데, 주어진 무한보다 더 큰 무한을 끝없이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무한을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이해하는 데 내게는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무한의 하나님을 이해하는 조그만 열쇠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수학이라는 장난감을 주지 않으셨을까? 할렐루야!

A Story About Worlds

"Father, just as You are in me and I am in You, all of them may be one. May they also be in us so that the world may believe that You have sent me." (John 17:21).

Sang-Bae Kim, Hannam University

His major field is mathematics (numerical analysis, scientific computation). After graduating from Yonsei University with a major in mathematics, He received his Ph.D. from the Department of Mathematics at Purdue University in the United States (1993). Currently, he is a full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Mathematics at Hannam University, co-chairman of the non-profit organization STI(Sharing and Technology Incorporated), and a board member of the Korean Society for Computational and Applied Mathematics.

Attracted to Abstract Spaces in the World of Mathematics
From a young age, I was deeply fascinated by making things and scientific principles, etc. I also loved the novels of adventure and science fiction, which led me to travel and explore many imaginary worlds. Geography and history were also full of imaginary worlds.

Growing up in a Christian family and attending church, I heard about the history of Israel and about God and Jesus. The story of Jesus' crucifixion was a dark and unpleasant one. Why did such a tragic event as crucifixion have to happen? In my childhood, I did not recognize that the gospel is a good news; rather, I learned much about the geography and history of Israel. On the other hand, the theory of evolution learned in school also occupied part of my mind, coexisting without conflict or criticism about creation and evolution as I was still too young to grapple with such ideas.

My interest in natural sciences was very high, and in the third grade of middle school, my interest in electronic engineering grew as I made a rectifier and a radio. Additionally, I became captivated by astronomy after visiting a newly opened planetarium. I even saved up my allowance to buy binoculars for stargazing and considered making a reflecting telescope myself. Although I loved all science subjects, physics was my favorite. Reading about elementary particle theory, the search for the ultimate element of matter, led me to pursue physics as my university major.

At university, I met people of the Navigators Mission, who were very serious about their faith. I spent about a year with them, but my mind, filled with natural sciences, did not undergo a spiritual transformation. On the advice of my professor, who said that excelling in physics requires a strong foundation in mathematics, I, who was somewhat weak in mathematics, chose mathematics over physics in my sophomore year. As I learned set theory and linear algebra, I gradually became enchanted by the unexpected joy of mathematics. I realized that the seemingly hard world of mathematics was full of abstract spaces.

One day in my second year, my sister introduced me to Naesudong Church, which was famous for its college ministry. I liked the much more diverse atmosphere compared to the somewhat rigid Navigators Mission. However, I still did not experience a true change. At one point, diagnosing myself as an agnostic, I even stopped attending church for several months.

Nonetheless, the Bible verses I had memorized acted as a fence, preventing me from straying. Around that time, the various writings from the Korea Association for Creation Research introduced some gaps into my science-bound thinking. Having been immersed in so-called scientism, now I came to realize that human thought is involved in science and that science constantly revises itself in the pursuit of ultimate truth. It was amazing to think how ignorant humans were able to acquire such scientific knowledge and achieve such brilliant modern civilization. At the same time, I deeply felt how much there still is that humanity does not know about this world.

One day, nearing the age of thirty, I finally tied the knot of my faith. I crossed the bridge from agnosticism into the realm of faith. Not based on knowledge but through a conclusion of faith and will, I entered a new phase of my faith.

The particles we call matter continue to divide as we go deeper, but beyond a certain limit, due to fundamental reasons such as the limitations of human technology or the principle of uncertainty, experimental observation is not possible. It has become clear that beyond that point, it is an abstract situation recognized only through mathematical logic and calculation.

The most fascinating thing in the physical world is light, or electromagnetic waves, whose nature is both particle and wave. In fact, all particles of matter are vibrations, waves, and probabilistic existences. Of course, this is not the ultimate truth either and continues to be revised. Modern physics tells us that distance and time are not the fundamentals of the universe, but rather the speed of light is. This concept is difficult to grasp with common sense. The deeper we delve into the universe, the more astonishing it becomes.

The world of mathematics is a useful tool for depicting and explaining the real world, but its nature is abstract and conceptual, making it in some sense a distinct realm from the physical world. Unlike the abstraction in art, it is an abstract world that is extremely clear and objective. God is invisible and cannot be perceived with the five senses, which is why faith is difficult to grasp. The world of mathematics I have experienced is also invisible and cannot be perceived with the five senses, but it is so clear and objective that it is undeniable. Being objective means that anyone can experience the same thing when they go there. Unlike other natural sciences, which constantly change and evolve their theories, the concepts and spaces of mathematics remain unchanged once discovered.

Discovered 'One' who is the Whole
I have observed that all things in the world cannot exist in isolation. Everything is part of something else, and each thing itself is made up of substructures. The most fascinating of all is living beings. They seem to declare their own territory within their overall structure, distinguishing themselves from others. The selfish side of the entity comes out.

However, considering that living beings constantly exchange materials and energy with their surroundings, this selfishness does not seem to be a desirable attitude. It seems that the entire world is truly interconnected. In this, I find the 'One' who is the whole. The idea that living beings declare independence is an act of defying their Creator. Recognizing oneself as a part within the whole world and being aware of the whole, which is God, seems to be the true approach.

Adding 'Nim' (an honorific suffix attached to a personal existence) to 'Hana' (One) in 'HanaNim'(God) is similar to the honorifics we already use, like 'AberNim'(father) or 'EomeoNim'(mother). God is not merely a rational law but certainly includes the personal element of 'Nim' that surpasses the law. If the Creator is not a 'Nim', then where did the 'Nim's such as 'AberNim' and 'EomeoNim' come from?

"For from him and through him and to him are all things" (Romans 11:36). "Father, just as you are in me and I am in you, all of them may be one. May they also be in us so that the world may believe that you have sent me" (John 17:21).

Among the many living beings, the most fascinating is the existence of myself, which serves as a conduit for perceiving the world. My body is clearly a physical entity made of flesh and bones, it had a time of birth, and it will return to a handful of dust. Most of the hydrogen and oxygen that make up my body will dissipate into the air, and the remaining minerals will fit into a small urn. Yet here I am, observing the world through my eyes and soul.

Contemplated the Infinite God While Studying Mathematical Infinity
In Christianity, it is said that the human soul is eternal. Being eternal means transcending time. Many stories unfold within the flow of time, and even the story of God is depicted within time, using expressions like "planning" and "regretting," which imply the concept of time.

However, from the relativistic perspective of modern science, time does not flow endlessly, independent of space. Time signifies the changes of particles within space. Beyond the vessel that holds the entirety of changes from eternity to eternity, there is no further change. Since God is the vessel that contains the entirety, it seems natural that He does not change.

Among the crucial concepts that mathematics provides for understanding the world are dimensions and infinity. The field of mathematical analysis, unlike the ancient fields of geometry and algebra, only emerged about 400 years ago and deals with infinity. Before the mathematical analysis, infinity was treated as a realm of the divine.

Mathematical spaces of infinite dimensions are invisible but possess their own firm structures and laws. There is the smallest infinity called 'countable infinity', and was proved that there exist an infinity greater than the 'countable infinity'. In fact, we can always create an infinity of greater level than a given level. Reflecting on and studying infinity has, in some ways, helped me understand the infinite God. Perhaps God gave us the 'toy' of mathematics as a small key to understanding His infinity. Hallelujah!